나의 첫 42.195km 풀마라톤. 4시간 57분 25초.

완주했다. 

5시간 안으로 들어오는게 목표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성공! 

6분 45초 페이스로 달리는걸 목표로 했었고, 6분 30초에서 7분 사이로 달렸다.

초반에 30킬로미터까지는 아무런 문제 없이 가볍게 달렸고, 

30킬로미터가 넘어가니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35킬로미터를 넘어가면서 허벅지가 일을 안하겠다고 파업을 선언해버렸다.

벌써 4시간이나 쉬지않고 일했는데 더 어쩌라는거냐!라고 소리치는듯 

내 허벅지는 굳어가고 잠겨가기 시작했고, 그래도 정신력으로 

'무릎을 앞에 두고, 팔을 좀 더 크게 휘두르면서, 상체를 앞으로 살짝 숙이고, 

무게중심을 위에, 그리고 앞에 두면서 달리자'라는걸 되새기면서 소리지르는 두 다리를

힘겹게 끌고 완주를 했다. 후반부에는 7분 30초정도의 페이스로 속도가 조금 떨어졌다. 

그래도 나는 적어도 '걷지는 않았다'라는 것에 굉장히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레이스 후반부,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지나치며 '아 나도 걷고싶다...'라는 생각이 

저 깊은곳에서부터 올라왔지만, 결국 나는 타협하지 않았다. 

중간에 비가와서 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한국에서 커스텀 셔츠를 제작했고, 첫마라톤이라고 쓰인 발광 머리띠도 주문 제작 했다.

달리는 중간 중간에 사람들이 말을 걸어왔다 ㅎㅎㅎ 

나는 마라톤 참가비로 15만원 정도를 냈고, 장소가 멀어서 하루 전날 

근처에(라고 해봤자 20분정도 떨어진) 호텔에서 자고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그랩 바이크를 불러타고 새벽 4시 30분부터 5시간을 달렸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좀 미친거 같아. 

일어나서 멀티 비타민 1알, 비타민C 1000mg 2알, 아르기닌 1000mg 6알을 먹었고,

바나나 1개를 먹었고, 에너지 바를 1개 먹었고, 에너지 젤을 9개를 들고 출발했다 ㅋㅋㅋ

중간에 에너지 젤은 5개 먹은듯. 근데 이게 에너지 젤이 진짜 도움이 되나?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이렇게 풀마라톤 완주를 한 경험을 했고, 그때 내 나이 40세였다. 

다섯시간동안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되었음에 감사한다. 

다음에 또 도전할거냐고? 

글쎄... 한동안은 생각 안날거 같은데 하하하 

아이고 다리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