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사는 8년동안 금전적인 수입은 정말 적었었다.
그래도 우리 둘이 살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생필품은 다이소에서, 김치는 시장에서 사와서 먹으면 되었다.
우리는 수입은 적었지만, 남들보다 자유로운 시간에
제주도에서 여기저기 놀러도 많이 다니고 만족하며 둘이서 잘 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버렸다.
말도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 작은 생명체에게
금전적인 이유로 싸고 질낮은 음식을 먹여야하거나
사야하는 물건들을 자꾸 싼 걸로 고르고 있을 때마다 괴로움이 몰려온다.
소고기는 고사하고 삼겹살도 비싸서 우리는 매번 대패 삼겹살집으로 외식을 다녔다.
아들이 좋아하는 샤브샤브를 먹으러 가서도 데친 소고기를 잘 먹는 모습을 보며
기본으로 나오는 양이 적은 고기를 리필 시켜주고 싶었지만 한 번도 그래주질 못했다.
그때마다 나는 기슴이 아팠고, 나는 고기는 먹지 못하고
뷔페에서 떡볶이와 오뎅을 잔뜩 가져와 먹으면서 배를 채웠었다.
우리 엄마는 나에게 브랜드 옷, 신발을 사서 입혔을거다.
나이키 신발은 내가 초등학교 때는 지금보다 훨씬 비싼 느낌이었을거다.
내가 하루는 게를 맛있게 먹으면 다음부터 시장에서 매번 비싼 꽃게를 사다주고
갈치를 잘 먹으면 오래도록 갈치가 계속 밥상에 올라왔었다.
나의 할머니, 엄마도 아마도 같은 마음이었을거다.
어찌되었건 나도 좋은 부모라고 절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작고 연약한 생명체를 보면서 측은하게 느끼고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것.
게다가 나와 핏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까지 더해지면
그런 마음이 드는것 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본능의 영역이다.
그냥 나는 내 아들이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뭘 남들보다 잘해줘야겠다, 비싼 학교를 보내주고싶다,
갖고 싶어하는 물건을 다 사주고싶다 이런 마음은 없다.
그저 나중에 성장했을때 원망하지 않을 수 있는 그정도의 아버지가
한국에서보다는 걱정없이 먹고 싶은것 배부르게 먹여줄 수 있을것 같아서
여기서는 소고기도 추가주문 걱정없이 배부르게 먹일 수 있겠구나.
어쨌든, 2015년 - 2023년 한국에서의 8년은 금전적으로 넉넉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