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마닐라를 간다. 일주일 정도. 명목은 비지니스지만, 사실 그냥 도피하는거다.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병신같이 있는것처럼 보일까봐
뭐라도 보여주기 위해서 가는거다. 전에도 말했듯이 난 이제 인천공항에도 가고싶지 않다.
그래서 그냥 마닐라에가서 산 미구엘이나 먹고 오고싶은 심정이다.
젊은 여행자처럼 도미토리에서 쉐어룸에서 자고 여행자들의 거리의 식당에서
느긋하게 앉아 밥도 먹고 맥주도 한참동안 마시고 오고 싶다.
물론 내 비지니스가 잘 안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센터에서 발표를 하거나, 다른 젊은 영리더스들을 보면 굉장히 열정이 넘친다.
이 말에는 조금의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긴 열정이 '넘치는'것이다.
다들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나는 성공할거라며 멈출수 없는 기관차처럼 달려간다.
물론 그들이 확고한 꿈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쏟아부을 열정이 있다는건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들과 같은 꿈을 꾸지 않아서 이런 생각이 드는것일까.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도 나만의 꿈이 있었을땐 그랬으니까.
만나는 사람마다 '나는 몰디브에 갈거야'라고 외치고 다녔으니까.
그들에겐 나의 그 말이 굉장히 무모하게 들렸었을 수도 있겠구나싶다.
뭐 다 그런거겠지. 어차피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 그게 꿈인지도 모르겠다.
무언가에대한 열정이 다시 생겼으면 좋겠다.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은 그런 일.
어쨌든 나는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누구처럼 선 지랄, 후 수습의 모토로 저지르는 스타일도 아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포기하지만 않으면 될거라고 믿고 있다.
잘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