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Jinhee 2011-06-30 (목) 02:25 15년전 1027  

아오마메는 잠시 생각했다. 그러고는 말했다.
"그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이니까. 뒤에 아무것도 남지 않아."

......

"그런데, 아오마메 씨는 두렵지 않아?"
"이를테면 어떤 것이?"
"어쩌면 그 사람을 영원히 못 만날지도 모르잖아. 물론 우연히
재회할 수도 있지. 나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진심으로
그랬으면 좋겠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끝까지 만나지 못 할
가능성이 더 크잖아? 게다가 만일 만났다 해도 그 사람은 이미
결혼했을 수도 있고. 아이가 둘쯤 딸려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잖아? 만일 그렇게 되면 아오마메 씨는 그뒤의 인생을 내내
외톨이로 살아가야 해.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 자기가 좋아한
사람과 맺어지지도 못한 채. 그런 생각을 하면 두렵지 않아?"
아오마메는 잔 속의 붉은 와인을 바라보았다. "두려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설령 그 사람이 아오마메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

아오마메는 말했다. "하지만 메뉴든 남자든 다른 뭐든, 우리는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건지도 몰라. 그건 이미 일찌감치 정해진 일이고, 우리는 그저
선택하는 척하고 있는 것뿐인지도. 자유의지라는 거, 그저 나만의
선입견인지도 모르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_ 무라카미 하루키 {1Q84, Book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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