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발리에서 1년에 한번씩 있는 녜삐 (Nyepi - Silence Day).
힌두의 여러 기념일중 하나로 귀신이 어쩌고 저쩌고 자세한건 까먹음.
어쨌든 오늘 새벽 5시정도부터 내일 새벽 5시정도까지 발리의 모든 사람들은
집밖을 안나가고, 밤에 불도 켜지 않으며, 당연히 자동차 오토바이도 못탐.
발리에서 티비도 끊어버려서 하루동안 티비도 안나옴. 인터넷은 되니 다행.
심지어 발리 국제 공항도 24시간동안 폐쇄. ㄷㄷㄷ;;
호텔들은 그래도 좀 예외라 손님과 직원들은 물론 호텔 밖으로 나갈 수 없지만,
객실에서 커튼을 치고 전등은 킬 수 있다. 호텔에서 식사, 수영등 가능.
그래서 발리에 사는 외국인들은 녜삐때 거의 호텔에서 2박 3일을 보냄.
거의 모든 호텔들이 이들을 대상으로한 녜삐 패키지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참 좋은 아이디어임. 전 지구적으로 연중행사로 녜삐를 해야함.
그 24시간동안 절약되는 에너지와 배출이 중단되는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많겠냐.
뭐 Earth Hour라고해서 1시간동안 불을 끄는 행사를 한다지?
훗, 발리에선 24시간이라구.
밤에 별도 엄청 많이 보일거고, 집안에 꼼짝없이 갇혀있어야하니
사람들이 강제적으로라도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게되고.
티비도 안나옴 케이블도 당연히.
일년에 하루 정도 조용히 하루를 보내면서 자기 자신과 이런 저런 상황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볼 시간도 갖게 되는거고 말이지.
도로에 차도 없고, 사람도 없는 이 후덜덜한 신기한 상황이 참 재밌을거란 말이지.
뉴욕 스퀘어에도, 지하철 신도림역에도, 발리 꾸따 비치에도 사람이 한명도 없는.
영화 '나는 전설이다'처럼 모든 인류가 사라진 것 같은 그런 찌리리한 느낌?

첫 녜삐였던 2011년에는 아야나에서 근무-_- 아마 2012년에도 근무; 야간 빌라 맥주
2013년에는 꾸따 쉐라톤에서 숙박 랄라라랄랄~ 작년 2014년에는 파리에 있었고,
올해 2015년엔 발리 뭄불의 어느 집에서 쥐죽은듯 조용히 지내야지.
주호가 계속 같이 호텔에 놀러 가자고 그랬는데, 거절해서 미안.
이상하게 안땡기네. 호텔가서 돈쓰기도 아깝고, 어차피 매일 집에서 노는거
녜삐때도 집에서 놀면 어차피 별 다를것도 없으니 말이지.
그돈으로 녜삐 끝나고 맛있는 식당가서 맛난거 많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