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에서 한국에 온 후로, 거의 집에서 밖에도 안나가고 미친듯이 쉬고만 있다.
졸릴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때 조금 더 자며, 배고프면 먹고, 충전이 쭉쭉 되고 있다.
다시 몰디브에 가게되면 완전히 바닥나버릴 에너지기 때문에 지금 많이 충전해둬야 해.

사실 한국에 가게되면 친구들도 많이 만나면서, 맛있는 식당들만 돌아다니면서
맛있는걸 매일매일 골라 먹겠다라고 다짐을 했었는데, 역시 막상 오니까 다 귀찮다.
집에서 자고, 뒹굴뒹굴하다가, 집에서 먹는 밥이 역시 '나'스럽다.
사실 이럴거라고 생각했었다. 원래 그렇다. 외국에 있으면 한국가면 다 하고 싶고,
하지만 막상 한국오면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게 제일 좋다.

오늘은 동사무소에 예비군 훈련을 갔다왔다. 내일 모레 담양으로 또 가야된다.
원래 그냥 Fuck it할 생각이었는데, 안가면 죽을때까지 따라온다는 말에 -_-;;
그리고 이번에 특별히 단축해서 하는 시간이라 어차피 갈 거 지금 가는게 나을 거 같다.
그나저나 몰디브에서 휴가나와서 예비군 훈련을 간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도 180일 안 채우고 들어온거에 대한 후회는 없다. 너무나 오고 싶었으므로.

요즘에 변변한 가게 하나 없는 몰디브에 살아서 돈 있어도 못 샀던 물건들을
닥치는데로 인터넷에서 주문하고 있다.
맥북 키스킨에서부터, 파우치, 옷, 구두 등등 나의 쇼핑리스트는 끝이 없다.
한국에는 역시 없는게 없다. 몰디브에는 역시 바다빼곤 아무것도 없다.

맥북을 쓰게되면서 윈도우즈가 완전 구린 운영체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맥북을 한국에 들여와서 쓰게 되면서는 한국 인터넷이 완전 썩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슨 사이트 들어가기만 하면 뜨는 Active X 설치 질문. 설치 할거냐고?
안하면? 난 설치 안하고 싶은데 그러면 사이트가 안열리잖아? 결제도 안되잖아?
그리고 사이트마다 모두 다 다른 프로그램들을 쓰는 바람에 요 며칠 사이에
설치한 Active X만 열가지는 넘는 것 같다. 보안 프로그램에 암호화 프로그램 어쩌고..
이러니까 컴퓨터가 쓰레기 통처럼 되는거지.
다들 쓸데없이 똑같은 거 이름만 다른 프로그램들 만들려고 경쟁하지 말고,
애플처럼 사용자들이 뭘 원하는지 생각 좀 해줬으면 좋겠다. 정말로.
나 원래 애플 완전 싫어했는데, 애플 쓰다보니 그동안 내가 쓰던게 쓰레기였다.
한국 인터넷은 제발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인터넷 뱅킹부터, 쇼핑, 예비군 홈페이지도!
맥북에서 되는게 없잖아. 맥은 윈도우즈를 품어주는데 너네는 왜 맥 생각을 안해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