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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2 11:59 | ..

오늘은 토요일. 오전 10시 42분. 발리의 한 리조트. 내 방. 
벌써 9월이 되었다. 발리에 1월에 돌아왔는데 시간은 빠르다. 

요즘은 퇴근 후 런닝머신에서 달리기를 자주 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 출장 때 광주 집에 체중계가 있길래 재봤는데
내 생에 최고 몸무게인 69kg이 나와서 충격을 받았다. 
원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의 몸무게는 줄곧 55kg 정도 였는데,
에코랜드에 입사할 때쯤 60kg정도 였던 것 같고, 
에코랜드에서 퇴사하고 한 두달쯤 쉬었더니 65kg이 되었고,
발리에 와서 몇 개월 후에 69kg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지금 몇 개월 정도 달리기를 했더니 64-65kg 정도로 내려왔다.
목표는 60kg. 맛있는 음식은 포기를 못하겠다. 
뱃살, 그리고 얼굴살, 빠져라 빠져라 빠져라 빠져라.

내일 일요일 오전에는 디디, 그렉이랑 르논에 공원에 가서 
21km를 뛰기로 했다. 새벽 6시부터. 
발리는 빨리 더워지니까 일찍 시작해야한다. 
21km 연습을 몇 번 더 하고 
머지 않은 미래에 21km 하프 마라톤을 다시 나가야겠다. 
그리고 21km 하프 마라톤을 몇 번 나가고 
최종적으로는 42km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해야지.
그렇게 되면 나의 버킷리스트 하나 완료. 

자주 운동하는 내가 대견하구만. 

지금 나의 인생은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
일도 쉽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 좋고, 
월급도 많다. 
지난달에는 서비스 차지가 호텔 오픈 이래 최대로 나오면서
15.5주따가 나왔다. 
그 덕에 나는 태어나서 최고 월급을 받게 되었다. 
실수령액 기준으로 한국 연봉으로 따져보면 와우... 
나 거의 연봉 1억이네? 라고 흐뭇해하고 있다. 
내가 사는 기숙사도 너무 마음에 든다. 
물리아는 레지던스라고 고급지게 표현하던데,
나도 기숙사 말고 레지던스라고 해야겠다. ㅎㅎㅎ
왠만한 4성급 호텔정도의 퀄리티에 푹신한 침대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도 해주니 청소도 안해도 되고,
배달 음식도 너무 많아서 재료 사고, 요리해야하는 걱정도 없고,
발리 오기 전 제주도에서 별거하면서 혼자 살때는 
랭킹닭컴 볶음밥 냉동실에서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김치도 없이, 반찬 하나도 없이 맨날 그것만 먹고 출근하고 그랬다.
공용으로 쓰는 주방도 있고, 세탁기, 건조기도 있어서 
빨래 말려야 하는 스트레스도 없고, 
각종 전기요금, 수도요금, 인터넷비, 관리비 등등 나가는 돈도 하나도 없고, 
내 방에서 런닝머신까지 30초 컷이라 헬스장까지 가는 귀찮음을 
이겨내야하는 힘듦도 없다. 
그래서 무에타이를 하러 가고 싶어도 가는데 차로 30분 걸리니까
30초 걸어가서 런닝머신 뛰는게 훨씬 접근성이 좋다. 

나의 인생은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 
와이프와의 이혼이 진행중이라는 점만 빼면.

아직도 밤에 자려고 누우면 과거 생각이 난다. 괴롭다. 
그래서 생각을 안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와이프와 갔던 세계 수많은 곳들, 
파리에서의 프로포즈,지중해 크루즈 신혼여행, 
러시아와 한국에서의 두 번의 결혼식, 
아들의 출생, 아들과 셋이 갔던 장소들... 
주로 이런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슬퍼지곤한다. 
특히나 제주도가 기억에 자주 떠오르는데
제주도에서 살던 과거에는 아름답던 시간들이 
이제는 생각하면 전부 괴로운 기억들로 바뀌어버렸다.
언제쯤이면 그것도 내 아름다웠던 인생의 일부였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요즘엔 최강야구를 아주 재밌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