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어젯밤에는 오랜만에 루피형네가서 맥주한잔 하고 싶었는데,
태풍때문에 비바람이 몰아쳐서 나갈 수가 없었다.
아마 이런 기회는 당분간 오지 않을텐데 좀 많이 아쉬웠다. 씁쓸... (휘잉... 바람소리)
오늘도 점심에 (얼마전에 양장피의 맛을 알아버려서) 양장피를 포장하려고
근처 중국집을 창너머 망원경으로 보니 역시 문을 안열었군. 실패.
점심엔 짜파게티+계란후라이 조합으로 먹고
어제 치킨 시켜먹길 잘했구나 생각하며 어제 남은 치킨으로 배를 채웠다.
태풍은 역시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구나.
아이가 나온 이후론 2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오롯이 집중한다는건 불가능한 일이라,
영화를 한 편도 보지 못했는데, 잭잭이 광주에 가 있는 기회를 살려
집에서 영화를 세 편이나 보았다.
1.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2. 기생충, 3. 안나.
스파이더맨은 그냥 잘 만든 마블 영화. 깔끔. CG 기깔남.
기생충은 아주 잘 만든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끝나고 나선
나무위키를 찾아 뒷이야기와 내가 캐치 못한 세세한 복선들을 곱씹어보게 만드는 영화.
안나는 뤽베송의 이름과 재밌다는 후기를 보고 기대를 한 탓일까. 생각보다 별로.
길쭉길쭉한 주인공 몸매 굿, 액션 굿이었지만 마지막에 두 남자한테 뽀뽀하는 신에서는
엥? 왜 저런 짓을? 어차피 가발+모자쓸거 삭발은 왜함? 마지막 스토리 결말의 개연성 부족.
요즘엔 일을 더 많이해서 그런지 손목, 손가락 근육이 아프다.
그래서 일할때 의료용 압박밴드? 같은걸 손목에 아대처럼 감고 하는중.
키보드, 마우스질을 안하고 쉬면 좋아진다는건 알고 있지만, 쉴 수가 없다는게 문제지?
의자도 바꿨고, 수유쿠션을 받치고 쓰고 있고, 왼손 버티컬 마우스도 주문해놨다.
누가 처방을 잘 알고 있다면 도와주면 좋겠다.
아이 키우면서 힘들어서 그런가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듯 하다.
집에서 일을 하니 새로운 사람은 1도 만나는 일이 없는데,
내가 엄청난 집돌이라 기본적으로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지만,
단점도 조금 있는것 같다.
일단 대인관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을 잃은것 같다.
호텔에서 일할 때와는 정반대로,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때 어떤식으로 대화를
풀어가야하는지, 표정은 어떻게 짓는건지, 감을 잃었다.
괜히 내가 사람들에게 비호감인 이미지인것 같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도 없고 연락하는 사람도 없으니 사람들이 나를 별로
안좋아하는것 같은 느낌도 든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 휩쓸리고 있는것 같은 인생도 힘들지만,
사방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홀로 고요히 떠있는 듯한 인생도
그리 행복하진 않은것 같다.
돌고래떼라도 한번 지나가주면 좋으련만.
친구도 0명보단 적당히 몇 명정도 있는게 좋은것 같다.
내가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는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