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오늘은 8월 11일. 결혼식 끝나고 피곤해서 이제야 글을 쓴다.
8월 9일 일요일. 아침 9시쯤 일어나서 씻고 택시로 스튜디오로 이동.
신부는 화장과 머리를 하고 나는 할일 없이 빈둥 빈둥. 화장 + 머리 셋팅이 끝나고
정장과 웨딩 드레스를 입고 스튜디오에서 몇 장의 사진, 동영상등을 찍고
1955년식 레트로 카를 타고 근처 숲 공원으로 이동 몇 장의 사진을 또 찍고,
오후 2시 예식이 있는 성당으로 이동. 기다리고 있는 40여명의 하객들을 만남.
성당 안으로 이동해서 예식을 시작하는데 원래 다른 커플들이 있으면 같이 하는 예식인데
우리 커플밖에 없어서 운 좋게도 프라이빗 예식이 되었음.
약 한시간정도 굉장히 엄숙한 분위기에서 신부님과 함께 예식이 진행 됨.
촛불을 들고 연신 성호를 긋고, 가스펠이 흘러나오고 와인을 세번 마시고,
왕관을 쓰고, 성당 내부를 세 번 돌고 등등 러시아어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굉장히 진중하고 공식적인 예식 미사여서 아주 좋았음.
식을 끝내고 밖에서 간단히 샴페인을 한잔 하며 이야기 + 사진 몇장.
이후에 리셉션에 갈 하객들은 미니 버스 두대에 나눠 타고
우리는 레트로 카에 타고 근처 오페라 하우스 (발레 공연 하는 건물)로 함께 이동.
모두 내려서 하객들과 함께 이런 저런 사진, 동영상 촬영. 비눗방울, 종이 꽃잎 날리기 등.
오후 네 시 반쯤
드디어 리셉션이 진행될 레스토랑으로 모두 이동. 샴페인을 한잔 하면서 테이블에 착석,
엠씨로부터의 소개와 하객 메시지, 게임, 중간 중간 코스 식사, 댄스 등등.
우리가 열심히 연습했던 신랑 신부의 퍼스트 댄스가 있었고,
내가 러시아어로 준비했던 스피치가 있었고, 케익 커팅이 있었음.
먹고 마시고 게임하고 춤추고 하다보니 시간은 밤 열 시쯤 되고,
일요일이라 하객 중에 학생이 있거나 내일 일찍 출근해야하는 몇몇 분들은 먼저 귀가,
친구들 가족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자정쯤 택시로 귀가.
엄청나게 많은 꽃 선물과, 편지, 돈이 담긴 봉투들, 기타 선물들과 함께.
다음날 새벽 멀리서 와주고 같이 아파트에서 잔 이리나와 라리사를 배웅하고
다시 한 숨 자고 일어남.
어제 받은 편지들과 돈 봉투를 읽고 열어봄.
저 멀리에서 온 외국인에게 참 따뜻하게도 대해준 사람들.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