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제 좀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나를 이렇게 궁지에 몰아 넣고 있는 것도, 스트레스를 쌓아가는것도 결국엔 나다.

내 맘을 털어놓은 친구가 없는 것이, 주위엔 모두 동료들 뿐인 것이,
나를 힘들게하는 거의 유일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그것 외에는 일도 열심히 하고 있고, 인정도 받고 있고,
지금의 팀은 거의 완벽할 정도로 전에 비하면 뛰어난 팀웍을 발휘하고 있고,
몰디브의 바다는 여전히 그대로 믿기지 않을만큼 아름답고, 햇살은 눈부시다.

정말로 시간이 지나면 이 순간도 기억이 되고 추억으로 남을거야.
분명 이 시간은 나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줄테지.

서진희가 서진희를 이겨내야한다.
정말 맞는 말인거 같아.

오래전부터 오키나와는 리스트에 올라와 있던 나의 목표중 하나였지만,
요 며칠새 조금 더 크게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한 천만원쯤 모아서 내년 중순쯤 한국에 돌아가고,
어쨌든 대학 졸업장을 받아야하니, 내년 가을학기에 어떻게든 학교 끝내고,
그동안 일본어 공부를 바짝 땡겨서 한 다음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들고 오키나와로 가면,
혹시 직업을 구하지 못한다고 해도, 몇개월쯤 버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뭐 정확히 계획을 세우거나 확정한 건 아니니까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오키나와의 바다가 조금 더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오키나와, 케라마제도, 미야코지마, 이시가키지마...
어렴풋이 떠오르는 나의 꿈. 나의 바다.


아니면 그레이트베리어리프가 있는 호주로 가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