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년 4월 1일.
10년 전 오늘.
나는 파리에 있는 에펠탑이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있었다.
10년이 지난 오늘.
나는 발리에 있는 한 호텔에서 일을 하고 그녀와 단 둘이서 저녁을 먹었다.
그녀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우울증. 또는 무언가 정신적인 어려움.
나도 그런 힘든 시기를 겪었고, 이제는 그녀를 치료할 시기다.
얼른 그녀가 나아져서 이전의 본연의 그녀로 돌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이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내가 우울증에 허덕이고 있던 때, 나를 원망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사람.
이 세상 누구보다 내가 가장 증오스러웠던 그때.
묵묵히 출근을 하고, 이제 막 태어난 아이를 키우고,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그 빨래를 개면서 너무나도 힘든 날들을 버텼을 그 사람.
의지할 엄마도 없고,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는 낯선 땅에서의 삶을 살아내던 그 사람.
나는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했고,
그녀는 모든것을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이 나의 문제라며 나는 나를 잃어버렸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오늘 그녀는 닥터 조이를 만났고, 여기서도 약을 먹을 예정이다.
아직 나는 그녀에게 감정이 남아있지만,
어쨌든 그녀가 예전의 긍정적이고 강한 여자로 하루빨리 되돌아오기를 바란다.
14.14. Paris.
14.24. Bali.
잠깐 개인적인 프로포즈 이야기를 하자면,
그날 티파니 반지와 수십송이의 빨간 장미와 함께 Montparnasse 타워의 Ciel de Paris
레스토랑에서 푸아그라가 포함된 코스요리를 먹으며 덜덜 떨면서 프로포즈를 했다.
음식을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잘 먹지도 못하는 나를 보면서
그녀는 평소에 그렇게 잘먹는 내가 왠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루 전날 몰디브에서 함께 일했던 프랑스 친구 Tuc이 예약과 꽃을 도와줬다.
반지 사이즈를 몰래 재기 위해 그녀가 잠들기까지 기다린 후 몰래 사이즈를
재려고 했는데, 실, 줄자등을 이용해서 몰래 손가락 사이즈를 재려고 했지만
그건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결국엔 그녀의 왼쪽 네번째 손가락에 딱 맞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내가 그녀에게 Will you marry me? 라고 했을때 그녀의 첫마디는
Are you sure? 였다. 하하하. 이런....
어쨌든, 나는 나름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에펠탑이 정면으로 보이는 56층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으며,
티파니앤코의 다이아몬드 반지와 수십송이의 빨간 장미와 손수 적은 카드와 함께,
만우절에 정말 거짓말같은 프로포즈를 했다.
나중에 농담삼아 이야기 했지만 만약 그녀가 거절했다면 만우절 농담이었어!라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고 나는 말하기도 했다.
1 4 14라는 의미있는 숫자라고 생각해서 날짜를 14년 4월 1일로 잡은것도 있다.
지금에와선 그녀의 나에 대한 사랑은 사라지고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래도 인생에 있어서 돌아보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고, 두근두근 했으며,
의미 가득한 하나의 페이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