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엄마 아시는 분 아들의 결혼식을 다녀옴.
이건 뭐 예식장인지 시장통인지.
세 곳의 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결혼식에 몰려든 사람들이 뒤섞여 난리법석.
홀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이 바깥에 여전히 서있고,
예식이 진행되는 데도 시끌시끌, 예식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끼리 떠드는 사람들.
20분밖에 되지 않는 예식.
그런데 그것도 못기다려 예식이 끝나기도 전에 식당으로 향하는 사람들.
세 곳의 홀에 식당은 통합으로 한 곳.
다른 신랑 신부의 하객들이 모두 뒤섞여 식장보다 더욱 정신 없는 식당.
길게 늘어선 뷔페 앞의 줄. 모르는 사람들과 앉아서 밥에만 집중하는 사람들.
밥값이 삼만원이니 삼만원 어치 넘게는 먹어야 한다며 꾸역꾸역 집어넣는 사람들.
식사하는 사람들 사이로 큰 양동이를 들고 다니며 빈 그릇을 잽싸게 치우는 아주머니들.
밥을 먹고 나오니 꽉 들어찬 주차 차량에 막혀 버린 도로.

이건 뭐 중국 욕할게 아니구나.
휴우.

신랑 신부 두사람의 행복한 인생을 마음속 깊은 곳부터 축하해주기 위해
자기의 시간을 내서 찾아주고 축복을 빌어주기 위해 온 사람은 거의 없고,
다들 돈 내고 밥 먹으러 온 자리라고 보여진다. 아마도 그게 사실이겠지.
그렇다면 이런 결혼식을 왜 모두가 빠짐없이 하는 것일까.
내가 그동안 다니며 뿌린 돈이 아까워서? 그 돈을 회수해야 하니까?
나도 부모님이 있는 자식의 입장이라 분명 이런 식의 결혼식을 하게 되겠지만.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왜 다들 이렇게 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