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날.

영화 '26년'을 보고, 광주 사투리에, 익숙한 광주의 풍경들이 나오는 바람에
집. 그리고 가족들이 생각나 집에 계신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할머니의 '아이고, 우리 강아지가 전화했네~. 내가 우리 진희 장가가는거
보고 죽을라고 했는디, 안되겄다야...' 라는 말씀에
눈물이 쏟아지는걸 멈출 수가 없었다.
할머니 그런말씀 마세요.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죠. 죄송해요.
나 혼자 잘살자고 외국에 나와있어서...
할머니가 나 보고 싶어하는데 집에 자주 가보지도 않고. 죄송해요...
몇년전부터 부쩍 건강이 많이 안좋아지셔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시고
얼마전에는 다리를 다치셨는데 낫지를 않는다는 말씀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외국에 나와있으면 다 좋은데, 딱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바로 가족이다.
나만 잘먹고 잘살겠다고, 나만 편하겠다고 가족들이랑 같이하지 않고
떨어져 살고 있는거 같아서 항상 그게 마음에 걸리고 죄송한 마음이다.

원래 난 그다지 가족적인 사람도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외로움에, 죄송스러움에 눈물이 조금 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