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토요일과 일요일. 우리 리조트에서 웨딩 비디오 촬영이 있는데,
직원들이 몇명 동원되어 촬영에 참여해야한다는 지시-혹은 연락-가 내려왔다.
호주에서 유명한 사진사를 돈을 겁내 많이 주고 데려와서 하는거라 불참하면 안됨.
우리 부서에서 다섯명 뽑힌 리스트에 나도 포함됨. 젠장.
나의 스케쥴은 금요일 오후 4시출근-1시퇴근, 토요일도 오후 4시출근, 일요일 오프.
위대한 나의 매니저 아닝 여사께서는 토요일 오후에 내가 업무에 필요하니
나에게 토요일은 촬영 안가도 된다고 함. 위에도 자기가 알아서 그렇게 말해 놓음.
그리고 일요일은 쉬는날인데 나오게 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나중에 일하는날 중에 일찍 퇴근하게 해주겠다며 장문의 문자를 보냄.

No need on Saturday I spoke to Marian coz we need u in charge for
late shift. On Sunday only at 12 but if u can excuse earlier not till 6PM
coz on ur holiday, I really sorry t disturb ur holiday cause difficult for t
adjust schedule since this month a lot PH for hindhu meanwhile I have to
reduce DP n shooting also mandatory I spoke to Widya to find others
from other department coz it was 5people they ll take from us but
Marian need expat have to be there to pretend as guest,next time whenever
not busy we will consider u to have short time, tq for support n understanding

나중에 슈퍼바이저 판지가 이부 아닝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할까라고 이야기 함.
그런데 일요일에 어쩔 수 없이 나와야하니, 차라리 그냥 일하는 날로 치자고 함.
그리고 나중에 오프를 하루 주는걸로 하자고 함.
나는 괜찮다고, 오프날 그냥 몇시간 (12시-6시정도) 나와서 촬영하는건데,
그날 저녁 약속도 있으니 그냥 오프로 하고 나오겠다고 했는데,
역시 우리의 멋쟁이 판지씨도 그건 아니라며,
너가 쉬는날 나와서 일하는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그날 상황을 보기로 하고, 촬영이 길어지면 일하는 날로 치고,
아니면 그냥 쉬는날로 치기로 했다.
이런 상사 밑에서 일하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겠다.
어쩌다 이런 좋은 사람들과 같이 일하게 되었는지.
오히려 내가 미안해서 그냥 쉬는날로 치고
나와서 일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끔 하는 사람들이다.
쉬는날 아침에 전화해서 깨워놓고서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체크인 있으니 로비로 나오라는, 언제? 지금! 이라고 하는
세인트레지스와는 천지차이의 따뜻한 사람들.
역시 QSP통과한, 리츠칼튼 출신 사람들.
맙소사, 이런 좋은 직장을 나는 떠나려고 하고 있다니.
고민이 안될 수가 없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