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해들은 플로렌티나의 사망 소식.
예전 몰디브에서 일할 때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였던 분.
서양사람이라 누나라고 하기도 아줌마라고 하기도 뭐하네.
원래 어디더라 갑자기 생각안나는 저 동유럽 출신인데,
나중에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민온건지 어쨌든 남아프리카 출신인데
나보다 먼저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었다.
그 후에 어느 호텔에서 일하고 있었던거 같은데,
엊그제 케이프 타운의 린킨파크 공연장에서 무대 장치가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그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바로 플로렌티나라는 소식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She's been always inspirational, cheerful, positive, fun... a great leader.
항상 일 열심히 하고, 잘하고, 손님들한테도 말도 잘하고, 어쨌든 좋은 매니저라서
몰디브 친구들도 그 여자를 좋아하고, 매니저로 인정하고, 많이 따랐었다.
나와는 언제였더라 나랑 이슬람이 인턴 신분은 뭔가 대체 휴일인가를 주지 않는것에
좀 불만을 표시했던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플로렌티나가 나를 따로 사무실로 부르더니
I am very happy that you joined the team. You are good.
뭐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는
But recently I saw that you are changing little bit.
Please don't let the people make bad influence on you.
If you work hard, you might think nobody will know it or see it.
But, THERE IS SOMEBODY KNOW THAT YOU WORK HARD.
다시 말하면 너가 열심히 일을 하는데,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지 마라.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지만, 분명히, 너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다른 애(이슬람)들 처럼 얼렁뚱땅 하지말고, 지금대로 열심히 해라.
라는 말을 듣고, 굉장히 뭔가 감명을 받았던 적이 있다.
지금도 그 말은 항상 새기고 있다.
뭔가 다가가기 쉬운 매니저 타입이라 가끔은 수다스럽고,
노라랑 사무실에 문닫고 뭔가 뒷담화를 하는거 같기도 하고 그랬는데.
어쨌든, 수많은 배울점이 많은 매니저중에 한명인것은 확실하다.
플로렌티나가 떠나는 날에 인사하면서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나서
이런 팀을 꾸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래 그러자. 라는 이야기를 한게 기억나는데.
근데 정말 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구나.
그러고보니 정말 사람의 인생이라는게 결국엔 보잘것 없는 것. 인생무상이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아웅다웅 살아봤자,
언제 어느새 휙하고 사라져버릴지 모르는게 우리의 삶.
죽음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숨을 죽이고 잔뜩 웅크린채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가 눈치채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를 집어삼켜버리는 것이다.
한살 한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위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되면서 점점 깨닳아가고 있다.
아래는 나의 2009년 11월 26일 몰디브에서의 일기.
오늘 프론트오피스 매니저 플로렌티나가 조용히 나를 불렀다.
'진, 나는 네가 우리 팀에 들어와서 일하게되서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해.
너는 참 열심히 일하고, 좋은 태도를 가졌어.
그렇지만 요즘 내가 보니까, 너가 다른 사람들에 조금씩 영향을 받아서
다른 안좋은 사람들 처럼 되는게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되도록 지금의 너를, 처음의 너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지금의 열심히 하는 너의 모습처럼 계속 한다면 분명 넌 성공할거야.
너가 열심히 일하고 그걸 아무도 몰라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걸 기억해.
다른 사람이 너의 좋은 점을 나쁘게 바꾸는걸 허락하지마.
나쁜사람에게 영향을 받지 말고 노라같은 좋은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아.
난 너가 다른 사람들 처럼 안좋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나를 잃지 말자. 나도 모르는 새에 나도 그지같은 것들처럼 변해가고 있었어.
게으르고, 서로 욕하기 바쁜 사람들. 다들 누워서 침뱉기하고 있는거지..
난 너네들 처럼 되진 않을거다. 누구도 내 뒤에서 한마디 못하게 열심히 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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