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 나의 첫 마라톤
이번 주말은 토요일 오전에 디디랑 GWK에서 아주 가볍게 5.2km를 뛰고
집에서 좀 쉬면서 영화를 봤다. 아라가키 유이가 나오는 '정욕'.
나의 각키짱이 이렇게 어둡고, 못생긴 역을 한다고? 좀 색다른 느낌이었다.
영화는 굉장히 무거운 영화구나. 내내 어둡고, 불편할 수 있는 주제.
오후에 잭잭이랑 크리스틴네 놀러가서 아들인 션이랑 재밌게 놀았다.
8월 17일이 인도네시아 독립 기념일이라 이것저것 재밌게 놀았네.
그리고 집에와서 잭잭이랑 둘이 잤다. 전와이프는 잠깐 친구랑 놀러갔다 오느라.
어제 잭잭이 자기전에 침대에서 Papa, please try... 라고 했는데,
코골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말이었다 ㅎ 전에 같이 잤을때 내가 코를 골아서;;;
그 말을 듣고 나는 '코를 골지 말자 코를 골지 말자' 되뇌이면서 잠에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중간중간 자주 깼다.
오늘 아침 잭잭이 나와 반대편 침대끝에 거의 메달리시다시피한 자세로 자고 있길래
내가 밤새 코를 골아서 괴로워서 저렇게 끝에서 자고 있나 마음이 안좋았다.
한참 후에 일어난 잭잭은 Papa, thank you for trying. You no noisy라고 했다.
잭잭이 고맙다고 말해줘서 나의 노력이 통한건가 싶기도 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근데 나중에도 코 안골 수 있을까? 그냥 이제 다른 방에서 자자 아들아 ㅎㅎㅎ;;;
오전에 잭잭이랑 둘이 단지내에 클럽하우스에 있는 수영장에서 좀 수영하고 놀다가
잭잭이 냉면을 먹고 싶다고 해서 꼬끼에 냉면을 먹으러 전와이프랑 셋이 다녀왔다.
나는 보쌈을 먹었는데 배부르게 먹고 집에오니 졸려서 낮잠을 한숨 자고,
잭잭 어린이집 친구인 티모시가 어제 우리 단지로 이사왔다고 해서 오후 4시쯤
같이 클럽 하우스에 또 가서 수영하고 피자 주문해먹고 재밌게 놀다 왔다.
저녁에는 전와이프 친구인 제냐도 와서 집에서 김치전 만들어서 먹고
나는 다시 호텔 기숙사로 돌아왔다. 내일은 월요일 출근이니까.
이번 주말도 참 즐겁게 보낸것 같고.
목요일에는 무라상이랑 요리미치에서 둘이 저녁을 먹었는데, 맛있는 일본 사케를
가지고 온 바람에 엄청 먹고 금요일에 숙취로 죽을뻔.... 출근 겨우 했다 ㅎㅎㅎ
이제 다음주 일요일 마라톤까지 술은 마시지 말아야지.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에 참가해야하니까. 소중한 나의 첫 풀마라톤. 42km 뛰어야함.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 망치면 안됨 ㅎㅎㅎ
요즘 나의 인생은 정말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인생 그래프로 치면 출생후 최고점이랄까.
직장도 좋고, 발리에서 즐겁게 살고 있고, 스트레스도 없고, 내 몸도 최고로 건강하고,
가족중에 아픈 사람도 없고, 아들도 행복을 주고 있고, 좋은 친구들도 많고,
내 하루하루도 자유롭고 내가 하고 싶은거 다 하면서 살고 있고, 등등등...
뭐 이혼이라는 마이너스가 있다고 볼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도 시간이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혼자살겠다고 한 전와이프에게 감사할정도로 장점도 많고...
요즘엔 정말 너무 행복한 일상들의 사진, 영상들이 너무 많아서
친구들을 생각해서 자제하면서 아주 일부만 올리는 정도다...
하루하루 너무 행복한 일들이 너무 많아서 다 올리기가 미안할정도...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인생 최악의 시기.
칠흙같은 어둠보다 더 어두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지하실에 갇힌것 같았던 하루하루.
인생에 아무 의미가 없고 아무 재미가 없었던, 아무런 의지가 생기지 않던 날들.
그런 최악의 인생에서 이런 최고의 인생까지 이렇게 갑자기 바뀔 수가 있을까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말 불평할것이 하나도 없는 인생 최고로 즐거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