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백수다. 나는 지금 이 생활에 너무 만족하는데,

가족들조차 나에게 불만인것 같다. 

내가 의지가 없어보이고 무능력해보이나보다. 

맞다. 나에게 지금 나의 심장을 뛰게하는 무언가가 없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는건 너무 이기적이라고? 그런가. 

나는 내가 하고 싶은걸 하면서 살고 싶은데. 이기적인가. 

지금의 나는 미친듯이 부자도 아니지만 돈을 많이 필요로하지도 않는다.

건강하고, 금전적으로도 부족한게 없는데. 내가 잘못하고 있는걸까.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걸까.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 필요했다.

내가 아무 직업이 없어도. 괜찮아. 라고 말해줄 사람. 그 사람. 

그런 사람은 원래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는걸까. 

남자라면, 남편이라면 항상 듬직하고 책임감있으며, 

목표를 갖고 항상 정신하며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돈을 벌어오고,

컴퓨터 게임이 아닌 스포츠를 즐겨야하는걸까.

나는 내 생활이 만족스러운데, 왜 주변사람들은 나를 답답하게 생각하는걸까. 

다들 행복하게 살려고 이 세상을 사는건 아닐까. 

왜 고생하면서 살지 않는걸 못마땅해하는걸까. 

고생하지 않고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건 내가 잘못된걸까. 

나도 고생했어. 고생하면서 살았다고. 

그래서 좀 쉬고 싶은데, 그게 잘못된거야?

충분히 쉬지 않았냐고? 

얼만큼 쉬어도 된다는건 누가 정하는건데. 

누가 6개월 쉬면 다시 뛰어야 된다고, 2년 쉬었으니 다시 일하라고 

누가 정해주는건데. 누가 무슨 기준에 의해서. 

말했지만 나는 20대에 다행이 내가 미치도록 갖고 싶은 꿈을 찾았고,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며, 그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고 나니, 이제 그만큼 나를 움직이는 무언가가 없는것이다.

그건 마치 슈퍼에서 과자를 다 먹었으니 이제 과일을 먹을까 하고

과자 옆에 놓인 바나나를 집는것처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뭔가가 다시 생기겠지,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모르겠어. 아마 아무도 모르겠지. 

그런데 그게 없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지금 그렇게 잘못 살고 있는거야?

그냥 내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줄 사람은 이 세상에 없는거야? 

우울하다. 복잡하다. 내가 없어지면 깔끔해질까싶다. 

아무도 내 편이 없는것 같다라는 느낌은 정말 최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