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벌써 6월이 되었다.
5월에는 광주의 집에서 푹 쉬었다.
집에서 밥먹고, 아파트 옆 산책로에서 뛰기도 하고,
근처 담양이나 화순으로 가족들이랑 바람쐬러도 가고 이래저래

이상하다.

매번 한국에 올때면 '역시 이곳은 내가 있어야할 곳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한국에 온지 일주일 혹은 이주일이 지나면 꼭 들었었는데,
이번에는 왠지 한국이 더 밝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후진국에서만 살다오니, 언제든지 따뜻한물 잘 나오고 (물 전기도 안끊기고)
도로도 넓고 구멍도 없고, 대중교통 잘되있고, 한국 음식 많고,
요즘에는 여기저기 공원도 많이 만들어져 있고 날씨 좋고
인도네시아나 러시아 이런데 보다가 한국 보니 너무 잘 사는 나라고 (객관적으로)
그리고 상대적으로 정치나 사회 시스템도 그런 나라들보단 훨 낫다.
그런 나라에서는 아직도 정치인이나 경찰이나 뒷돈 받는게 당연시 되고 있고,
시위하거나하면 경찰한테 대로에서 죽도록 맞거나 아무도 모르게 없어지기도 하고 뭐;
이런거에 비하면 훨 낫다 싶다. (물론 우리나라가 개선해야할 점이 없다는건 아님)
어쨌든, 한국에 살고 싶은 마음이 스물스물 들기 시작했다. 이번 한국 방문에.
이게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가?
연어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듯이 나이가 들면 나오는 본능인가?
이건 인정하기 싫고.
아니면 이제 여기저기 많이 봤으니, 이만하면 됐다 싶은 마음이 드는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유럽을 보고 러시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 것 같다.
여기저기 다른 곳에 사는 삶들을 보면서, 그 곳의 생활들을 다 보면서
결국 다들 비슷하구나.. 라는걸 깨닫게 된것 겉다. 인생무상까지는 아니지만
어딜 가든 비슷하다는거.
그러니 이제 그 먼데까지가서 내가 뭐하자고 그 고생을 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함.
가끔씩 물도 끊겨서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가는,
우기만되면 습도가 너무 높아 창문, 방문, 옷장문 다 열어 놓아도
검은 옷장에 하얗게 생기는 곰팡이, 빨아놓은 옷들에 생기는 하얀 곰팡이들.
그런데서 그 고생을 하면서 살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것이다.
예전에는 그 고생들도 새로운 곳에 대한 갈망이랄까,
겪어보지 못한 경험들,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경험들을 한다는 느낌에
그런것들도 다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아닌가보다.

서서히 생각을 해봐야겠다.

며칠후면 다시 출국. 필핀에서 루피&파이샤 커플을 다시 만나 11일정도 놀다가
아 막스 강사님이랑 미경누나 커플 등 많이 오기로 했음.
광란의 다이빙&술판 예정.
다시 발리 들어감
발리에선 컴터한대 사서 백수에 하루종일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있어야지...

내가 한심하지? 후후후...

그렇다면 넌 날 잘 모르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