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절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생긴다. 

문득 생각난건데, 올해 4월 직장에서 해고되고 난 며칠 후, 

발리 뭄불에 있는 나의 집에서 홀로 있던 그 시간이 정말 괴로웠었다.

다시 우울증이 올라오는 것 같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질 않았다.

나는 우울증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일부러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명상 영상을 몇 시간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그 상태로 며칠, 몇주가 더 지났다면 나의 우울증은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다행히 나는 발리를 얼른 되는만큼만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엄마와 동생이 있는 집에 오니 다행히 나아졌다. 

취약성 Vulnerability. 

나의 경우 나의 취약성은 분명히 우울증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무서울정도로 빠르게 침입해 들어오는 놈. 

나는 너에게 다시는 잡아먹히지 않을거야. 

그 마음으로 머나먼 스페인까지 가서 800km를 걸으며 우울증이라고 쓴 

돌을 그 철의 십자가 아래에 놓고 온거야. 

아직도 그 침대위에 누워있던 생각을 하면 그 느낌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절대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은 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