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 즉 해외여행.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즘 나는 해외여행은 커녕 인천공항에 가고 싶은 마음도 전혀없다. 

이제 충분히 한걸까, 질린걸까. 아마 그런것 같다. 

올해 10월이면 2006년에 만들었던 10년짜리 여권이 만료되는데,

새 여권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덕분에 내 여권은 이제 빈페이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도장이 다 찍혀있다. 

예전에는 가고싶은 나라들이 리스트로 정리될만큼 있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어디를 갈거야, 어디를 가고싶어라며 눈을 반짝였고,

그곳들을 하나씩 가보는 것이 무엇보다 큰 원동력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곳들을 가 보아도 별다를게 없다는걸 알아버렸다. 

바람처럼 돌아다니는 삶을 살았던 탓에 이제는 좀 쉴곳이 필요한데. 

넓은 들판, 지친 바람이 쉬는 큰 나무같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