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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23:51 | ..

요즘 발리의 저스틴 형이랑 이야기 하다가. 발리 가고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랬더니 형이 발리 다시 오라며 물리아, 콘래드, 아야나에서 세일즈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아야나에 이부 미치에게 이력서를 보내봤더니 긍정적인 답변까지 와버려서 
급 고민에 빠져버렸다. 발리...? 다시...? 
이제는 홀몸도 아니고 잭잭이 있어서 1. 의료 2. 교육이 걱정이다. 
잭잭은 어려서 감기를 달고 살아서 병원에 자주 가야하는데 발리는 의료 수준이 떨어지고
학교도 어떤 교육을 받아야할지 감도 안온다. 
뭐 행복하면 그냥 다 되는걸까...? 

아래는 내가 발리를 떠나기로 결심 했던 2014년 12월 12일의 내 일기다. 


내년 중순쯤하여 발리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나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발리의
단점들만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 발리에 왔을때에는 이런 단점들이 하나같이
장점으로 보이더니, 마음이 변하니 단점들이 싫어 하루라도 빨리 한국가고 싶어진다.
어쩜 이렇게 남녀관계랑 비슷할까. 처음 사귀기 시작하면 장점만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단점만 보이고, 나중엔 그 단점을 극복하고 (이해하고) 결혼하는 것?

쨌든, 그리하여 정리해본 발리의 단점.

#날씨 - 1년중 12월, 1월만 빼면 발리의 날씨는 지금까지 살아본 어느곳보다
좋다고 할 수 있다. 비도 거의 안오고 매일 매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음.
그렇지만 12월, 1월은 장마처럼 비가 하루도 안빼고 오며 (하루 종일은 아니지만)
그덕에 빨래도 안마르고, 전에 살던 집에는 방 전체에 곰팡이가 피어남.
안좋은 도로 사정에 여기저기 깊은 물웅덩이가 생기는건 보너스.
우기에 잠깐씩 출현하는 수천마리의 날개달린 개미류 (라론)은 추가 보너스.

#각종 동물 - 아무리 좋은 호텔에서 살더라도 작은 도마뱀 (게코)와 함께 살지
않을 수 없는 발리의 삶. 물론 귀엽지. 하지만 그 게코가 여기저기 똥을 싼다면?
검은 쌀알만한 똥들이 이불 위, 그릇 위, 세면대 위에 떨어져있는걸 본다면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음. 그리고 가끔 '껙꾹~!' 이러면서 밤에 방안에서 울기도.
기타 길거리의 개들이나 옆집 닭들이 새벽 3~4시에 매일 울어재끼는 바람에
전에 살던 집에서는 항상 귀마개를 하고 잤었다. (그래도 들리긴 들림)

#싸지 않은 물가 - 한국 티비 보니 대인시장에서 생닭이 6천원인데 할인해서 5천원.
발리에서 주로 가는 깨끗한 슈퍼보다 싸다. 이 곳에서 라면도 한봉지에 천원이 넘고,
소고기, 야채 이런것들도 결코 싸지 않음. 슈퍼에서 장보면 몇만원 우스움.
그리고 식당에가서 밥을 먹을 경우 한 요리에 7~8천원은 예사임. 거기다 여기는
음료를 따로 시켜야하기 때문에 밥한끼 먹으면 1인당 만원~2만원은 그냥 나옴.
(물론 내가 가는 곳이 pepito라는 깔끔한 슈퍼에 길거리 식당이 아니라 그럼)
4년전 처음 왔을때 기름값 450원이었는데, 650원으로 오른후, 최근 850원이 됨.
한국은 기름값 내려가고 있어서 1500원이라고 함. 그래도 싼건가?
그래도 발리 차값이 한국보다 훨 비싸니 쌤쌤... (소나타 5천만원)
맥주, 와인도 겁내 비쌈. 맛없어서 못먹는 로컬 와인이 한병에 3만원.
소주는 슈퍼에서도 만원 넘음. 발리에서 소주 마셔본지 몇년인지 ㅠ_ㅠ

#비리 - 가끔 경찰들이 길에서 면허증 단속을 하거나, 신호위반같은거 걸리면
그냥 5천원 주면 통과됨. 처음엔 이게 오히려 너무 좋았음. 돈만 주면 되니까.
근데 지금은 마음이 바뀜. 걸리면 굽신 굽신 해야하는 내가 싫어짐. ㅠ_ㅠ
운전 면허증도 돈만주면 아무 테스트도 없이 10분만에 만들 수 있음.
오늘도 자동차 세금 내는거 연장하러 갔는데 대놓고 뇌물 뇌물해서 주고 옴.
(이건 내가 연장을 늦게 해서 벌금 내야하는건데, 그쪽에서 걍 해줄테니 성의를
좀 보여라 뭐 이런 식이었음. 누이좋고 매부좋고 아니겠냐라는 식)

#위험 - 오토바이 사고가 자주 남. 죽는 사람도 많음. 얼마전에도 옆 호텔
중국인 지알오가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음. 나도 3번 사고나고
가장 최근 사고인 2년전 사고때는 3주간 침대위에만 있었음. 죽을 뻔함.
그 이후로 오토바이를 거의 타지 못하고 있음. 트라우마.
대장금이라는 한국 식당의 따님이 몇달전에 밤에 친구 오토바이 뒤에
타고 가다 따라오던 오토바이가 가방을 날치기함. 그 따님은 오토바이에서
떨어지고 뒤에 오던 차에 치어서 사망.
데이지, 수누나 집에 도둑든 사건도 있고, 도둑도 심심치 않음.

그 외 또 생각해서 업데이트 하겠음.
이것은 내 개인의, 그리고 또한 지금 시기의 생각일 뿐이니 깊게 받아들이지 마시길.

사람이 마음먹기 따라, 생각에 따라 같은 곳도 얼만큼 달리 보일 수 있는지
깊게 깨닫게 되었음. 사람이던 물건이던 장소던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 혹은 좋은점을 부각시켜서 보느냐 나쁜점을 부각시켜서 보느냐에 따라
평가는 무척이나 달라질 수 있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