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Jinhee 2016-01-09 (토) 13:48 10년전 606  


"저는 필사적으로 공부해서 동경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학장 시절 내내 죽어라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았고, 졸업한 후에는 재무부의 관료 공무원으로 취직하여 청렴결백하게 열심히 일하면서 오로지 한 길만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일밖에 모르고 아내는 돌아보지 않았다고 해서 정년 후에 이혼을 당했습니다. 게다가 쓸모없는 인간이라며 자식들도 가까이해주지 않습니다. 저는 분명 인생을 잘못 살았습니다. 이젠 제 욕망에 따라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어,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만 제 경우는 이미 늦었습니다. 즐겁게 살기 위해 뭔가 찾아서 훈련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은 저 같은 인생을 살지 말라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동경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모든 충실감이 다 채워지는 건 아닙니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뭘 하고 있을 때 자신이 가장 생생하게 힘이 솟는지, 그걸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제가 바보였습니다. 이 세상 대부분의 어른들은 모두 저와 같은 인생을 걸어갑니다. 그런데도 저처럼 정직하게 털어놓지 않습니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절대로 속지 않게 해주세요. 재무부에 들어가도, 미츠비시 은행에 들어가도, 아니면 세상이 신용할 만한 직장이라고 알려진 그런 집단에 속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존경받고, 여성이 따르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 방면의 전문가가 되는 사람이 리드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예를들어 동물학자 시톤이 동물을 좋아해서 그 방면에 평생을 바치고 곤충학자 파브르가 곤충을 좋아하여 곤충 연구에 온 힘을 기울였던 것처럼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은 그런 일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인생을 충실히 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라는 거지요. 사회 시스템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바치는 노예 같은 일생을 보낼 것인지, 비록 사회적으로 성공은 못 했어도 충실한 일생을 보낼 것인지, 이 모든 것들은 어렸을 때 정해집니다. 이 일본 사회는 당신들을 노예로 만들려고 거짓말만 계속 되풀이할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속지말도록 해주세요."




_ 무라카미 류, <자살보다 Sex> 중에서. 2008년1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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