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공주. 50년대 전쟁 직후부터 한국에 주둔한 미군과 얽혀버린 여인들을 사회에서 비아냥대며 지칭한 용어이다. 그 발단이 진정한 사랑에서였건, 아니면 생활을 일으키기 위한 달러 벌이였건 아니면 아메리카 드림을 가슴에 간직한 야심찬 움직임이었건 간에 그들은 결코 우리 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한 존재들이었다. 이들을 통해 사대주의적인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 이들도 있었고, 국경을 초월한 그들의 사랑에 남몰래 박수를 보낸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참으로 우스운 것은 과거 어려웠던 그 시절 ‘기브 미 초콜릿(Give me chocolat, 초콜릿 주세요)’으로 시작했던 것이 ‘티치 미 잉글리시(Teach me English, 영어 가르쳐 주세요)’로 대사만 바뀌었다는 점 외에는 미군들과 우리들의 관계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양공주의 존재는 지방에 있는 부대에서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들었다. 오히려 지방 미군 부대 주변에는 기지촌 술집들이 즐비해서 양놈들의 억눌린 리비도(Libido)의 해방구 역할로 단순하게 기능하고 있다. 인류와 함께 존재해온 것이라는 유서 깊은 ‘매춘’이라는 필요악적인 존재로 인해 길 가는 우리의 순박한 양민 처녀들이 몹쓸 꼴은 안 당한다는 점에서 그나마 안전하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서울 근교에 있는 기지에서 시작된다. 서울 근교라고 클럽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양놈들이 클럽에서 만나는 여인들로 만족을 못하고 마수를 뻗치는 데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미군 부대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에스코트라는 절차를 따라야한다. 즉, 미군이나 카투사 또는 미 군무원 등 미군 부대 내에서 근무하는, 신원이 확인된 이가 보증인이 되어야만 외부인을 부대 내로 들여보내고, 항시 동행함으로써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는 제도이다. 이 절차에서 동행인의 신분증을 헌병 초소에 맡겨야 하는데 이 헌병 초소에서 근무했던 카투사를 통해서 21세기 대한민국의 신 양공주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자면 양놈들을 따라 부대 안으로 들어가는 민간인들 중 대부분은 부대 내 종교 단체의 모임에 참석하는 이들이라 한다. 하지만 그 외에 목적이 불분명하게 따라 들어가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들이 맡기는 신분증들이 죄다 서울 시내에서 알아주는 대학의 학생증들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본국에서 가족을 데리고 온 점잖은 장교 정도라면 순수한 영어 회화 시간이 되겠거니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지만, 만일 얼굴 반반하게 생기고 키도 멀쑥한 백인 이병이나 일병을 따라 들어가는 여학생이라면 일단은 영어 회화 수업의 여부가 상당히 의심된다고 한다. 물론 대다수의 케이스가 한 두 시간 후 맡겨둔 학생증을 찾으러 나오는 여학생들의 젖은 머리를 통해 심증이 물증으로 굳어지게 된다. 미군들의 학력 수준을 볼 때 그들이 사용하는 영어가 결코 수준 있는 영가 아니라 길바닥에서 깡패들이나 지껄이는 영어라는 것을 아는 카투사들의 눈에는 도무지 배울 것이 없는 이들한테 무슨 영어를 배우겠다고 ‘몸 바쳐’ 열심인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심정은 마치 길거리에서 빌어먹을 소인배가 좋다고 매일같이 찾아가 몸 바치는 여동생을 보는 심정만큼 비참하고 울화통 터지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정말 사랑하기에 그러는 것이라면 우리들의 오해가 지나쳤음을 사과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미군 사병들에게 일생을 걸만큼 우리 나라 대학 4년제의 이름이 흔해빠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또 미군 사병들과 결혼을 해서 미국으로 따라갔다가 구타, 외도등으로 인해 결국 이혼하는 사례가 많음을 통해 볼 때 좀더 안정적이고 나은 삶을 한국에서 택할 수 있는 그 귀한 규수들이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런 마음에 종종 길에서 그녀와 미군이 다정히 팔짱을 끼고 걸어나올 때 카투사들은 있는 힘을 다 주어서 그녀에게 눈총을 준다. 하지만 정말 100이면 100번 다, 몇 십 미터 앞에서부터 눈을 깔고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나치는 그녀들에게 무언의 메시지조차 전할 수 없었다. 아! 정말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이길래…
만일 영어를 배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아예 노골적인 케이스라면 이제는 아예 그러려니 하는 심정이 들 정도로 미군 주위에는 그들의 월등한 신체에서 나오는 ‘파워’ 를 만끽하려는 수준 높은 마니아 양공주들이 많다. 필자의 부대에는 한국에 온 지 1년도 채 안 되어서 한국어 학원이나 한국어 교재 하나 없이 오로지 침대를 같이 쓰는 한국 여인들로부터 배운 생활 회화만으로 한국어 웅변 대회 금상을 거머쥔 흑인 친구가 하나 있었다. 이름하여 심슨(가명). 생긴 것도 못난 편은 아니었고 키도 크고 덩치도 좋고 특히 농담 잘하고 싱글벙글 웃는 얼굴이 나름대로 매력인 그였기에 평소에 일과 후면 잘 차려입고 바쁘게 부대 밖으로 나가는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귀국을 얼마 앞두고 너무나도 아쉬워하는 그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너, 한국 여자랑 몇 명이랑… 잤냐?”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열 네 명.”
할 말이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인기가 좋았어? 영어 배우려는 애들이었어?”
“아니.”
“그럼 왜?”
“나랑 한 번 자고 나면 날 못 잊겠대. 저번에 한 여자는 한 번만 더 만나달라고 전화해서 막 울었어.”
라고 말하며 아주 뿌듯한 얼굴로 웃는 심슨. 이쯤 되면 정말 두손 두 발 다 들고 만다.
남자들이 천하의 짐승인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월남전에 나가서는 숱한 한국의 아이들을 뿌리고 온 전적이 있기에 지금 우리 나라에 홀로 떨어져 외로워하는 이 양놈들이 우리 나라 여인들과 정분을 만드는 것은 마찬가지 상황일는지 모른다. 그래도 세계 13위의 무역국이, 찬란한 정신 문화를 가지고 각종 첨단 기기와 문화 상품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우리 대한 민국이 70년대의 베트남 수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발전해 있는 강대국인데, 그 콧대 높은 여대생들이 엉터리 영어 한 마디 배우겠다고 비굴하게 몸 바치는 것을 보면 치욕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미국 문화가 그리도 좋았던 것일까? 그렇게 혀 꼬부러진 발음을 가까이 접해보고 싶었던 것일까? 차라리 자신의 성적 취향이라고 답을 해 준다면 그대들을 용서할 수 있을런지 모른다. 연예인이 당당히 커밍 아웃도 하는 이 세상에, 여대생들이 양놈 선호한다고 해서 인정 못할 것은 무엇인가? 하지만 부디 한 가지 당부할 것은 그대들이 보이는 태도로 인해 우리 나라를 섣불리 무지몽매하고 사대주의에 휩싸여 미국이라면 무조건 고개 숙이고 빌붙는 초라하고 비참한 나라로 보이게 만들지는 말아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대같이 귀한 여성들이 양놈 따위에게 빌붙을 만큼 그렇게 작은 나라가 결코 아니다.
_from <너희가 카투사를 아느냐>중 ‘여대생들의 Teach me english가 슬프다’에서
글쎄..나도 게이트 가드 하면서 이런여자들 진짜 많이 본다.. 처음엔 미군이랑 만나는 여자가 이렇게 많다는것에 새삼 놀랬다.. 어느 사이트에선 이렇게 말하는 남자들을 보고 한국남자들의 피해의식이라고 반박하던데.. 글쎄.. 정말 한국남자들의 피해의식일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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