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3-1}몹시 길었어, 아오마메는 말한다. 몹시 길었다, 덴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십 년이라는 세월이 이미 실체적 질감을 지니지 않은 것이 되어 있다는걸 그는 깨닫는다. 그것은 오히려 한순간에 지나가버린 세월이고, 그렇기 때문에 한순간에 메울 수 있는 세월이다. 덴고는 호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그녀의 어깨를 안는다. 그녀의 육체의 밀도를 손바닥에 느낀다. 그리고 얼굴을 들어 다시 한번 달을 올려다본다. 한 쌍의 달은 아직 구름의 터진 틈새에서 한데 섞인 신비한 색체의 빛을 지상에 던지고 있다. 구름은 아주 천천히 흘러간다. 마음이라는 작용이 시간을 얼마나 상대적인것으로 바꾸어버릴 수 있는지, 그 빛 아래에서 덴고는 새삼 절감한다. 이십 년은 긴 세월이다. 그사이에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수많은 것이 태어나고, 그와 똑같은 만큼 수많은 것이 사라져간다. 남겨진 것도 형태를 바꾸고 변질되어간다. 긴 세월이다. 하지만 한번 정해진 마음에는 그게 너무 길다고 할 일은 없다. 가령 두 사람의 만남이 지금부터 이십 년 후라 해도, 그는 아오마메를 마주하고 역시 지금과 같은 마음을 품었을 것이다. 덴고는 그걸 안다. 만일 두 사람이 나란히 쉰 살이 되어 있다 해도, 그는 아오마메를 마주하고 역시 지금과 똑같이 가슴이 거세게 뛰고 지금과 똑같이 깊이 뒤흔들렸을 게 틀림없다. 똑같은 기쁨과 똑같은 확신을 마음속에 강하게 품었을 게 틀림없다. _ 무라카미 하루키 {1Q84, Book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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