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티베트 수행자들의 필독서 '입보리행론'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경문이 전한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 없이 해결하면 된다.
  만약,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그도 걱정할 필요 없다.
  해결할 수 없으므로!"

  인생사에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완벽하게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장애와 번민이 따른다.
  이 말은 문제없는 완벽한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중국 남송시대의 문인 방악은
  "세상일의 십중팔구는 여의치 않고, 마음에 드는 일은 한두 가지밖에 없다."
  고 술회했다.
  달빛도 밝으면 구름이 방해하는데
  하물며 인간사의 일이 어찌 내 마음에 드는 일만 생기겠는가.
  우리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설령 그 사람의 지위가 최고의 권력을 가진 황제라 하더라도 그 또한 여의치 않은
  일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용상이나 권좌는 단지 결과일 따름이지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을 터이다. 어쩌면 우리가 부러워하는 인생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녹록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한 평 땅을 가진 자는 그만큼의 걱정이 있고, 열 평 땅을 가진 자는 그만큼의 걱정이 있다.
  소유한 것에 비례하여 근심의 영역도 늘어나는 법인데 어찌 가진 것만 좋다 하겠는가.
  재산이 쌓일 수록 담은 높아지고 도둑이 따르는 법이다.

 
  _현진 스님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