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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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3 22:36 | ..

어제는 원래 '마이마라톤'이라고 하는 마라톤 대회에 하프 마라톤 부분이 있는 날이었다.
그런데 주최측에서 갑자기 대회를 취소해버리는 바람에 당황했다.
하지만 그냥 원래대로 21킬로미터를 뛰기로 했는데 디디는 몸이 안좋다고 그래서
인도러너스에 어떤 여자분 한명이랑 사누르에서 새벽에 21킬로미터를 뛰고 왔다.
페이스는 7'40" 정도에 시간은 2시간 30분정도를 뛰었다. 
생각보다 매우 쉬웠다. 끝나고 죽을 것 같지도 않고 그냥 편안했다. 이-지- 
이제 21킬로미터 정도는 손쉽게 뛸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 되었구나... 
매우 뿌듯했다. 지금이 내 생에 가장 지구력이 강한 시점이다. 

예전 20대 후반에 한창 달리기를 하고 5km, 10km에 참가하고 했을때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제쳐야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달렸었다. 
속도에 집착했고, 점점 빨라지는 내 자신에 뿌듯해 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었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는 것을. 
더 먼 거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서 결국 이루어 내는것. 
다른 사람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나와 경쟁해서 전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 
마치 인생과도 같아서 달리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저녁에는 성주 생일이라 물리아 더 카페에가서 저녁을 먹었다.
끝나고 한국인들끼리 아요디아에 가서 맥주를 한 잔 더 했다. 
아침에 하프 마라톤도 끝냈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요즘에 나의 인생은 굉장히 행복하고 모든게 잘 돌아가고 있다. 
일에서도 주변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내가 맡고 있는 한국 마켓은 우리 호텔에서 1위이고,
내년의 전망도 밝고, PR쪽으로도 더 좋아질 것 같다. 
운동도 잘 하고 있고, 좋은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있으며, 
맛있는 음식들도 먹으면서 지내고 있다. 

인생에는 분명 힘든 시기가 있고, 좋은 시기가 있다. 
지난 2-3년은 정말 힘든 시기였고, 지금은 매우 행복한 시기가 온 것 같다. 
물론 이혼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래도 와이프는 그 이후로 러시아에서 이혼 절차를 끝내고 오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이제 두 달 정도 있으면 와이프와 잭잭이 발리에 와서 살게 된다. 
좀 전에도 영상 통화를 한 시간 정도 했는데, 잭잭은 기분이 좋았는지 
나와 말은 안통하지만 혼자 화장실에서 나와 통화를 했고, 
러시아어로 뭐라뭐라 말을 재잘재잘 해주었다. 
이 세상에 나를 좋아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다. 
그것이 나의 아들이라면 더더욱. 
잭잭이 발리에 와서 나를 좋아하고 나와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맺었으면 좋겠다.